쭈나 근황

쭈나는 몇년전부터 흥분을 하면 기절하는 일이 일년에 4,5회 발생하기 시작했다. 딱 한 번 흥분하지 않았는데도 한 밤중에 기절해서 자다가 혼비백산 한 적도 있다.

기절하면 온 몸이 뻣뻣해지고 대부분 3~5분 내에 다시 일어나며 가끔 쓰러진 상태로 지리거나 변을 본 적도 있었다.

일어나고 난 뒤에는 좀 기력이 없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멀쩡해지는 상황의 반복. 주로 저녁이나 밤에 일어나서 그 시간에 병원에 갈 수도 없었고, 나중에 병원에 가서 증상을 얘기해도 현재 증상이 없으니 별다른 조치를 취할 수 도 없는 상태였다.

그리고 대략 한 1년 정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었다. 작년 여름 기운이 없어보이길래 병원에 갔을 때 별다른 증상은 없지만 건강검진을 하겠냐는 의사의 제안에 응했던 것도 사실은 저 기절하는 증상 때문이었다. 그 덕분에 자궁축농증을 일찍 발견해서 수술을 하긴 했었다. 건강검진 했을 때는 기절증상이 없던 때여서 특별한 원인을 발견하진 못했다.

그리고 올 겨울 들어 다시 기절하는 증상이 나타났고, 병원에 갔을 때 가능성은 뇌 혹은 심장에 의한 증상일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리고 이번 휴가 때 시간을 내서 심장 초음파 검사를 받았고.

결과는 심장 비대 및 심장판막증.

노령견에게 자주 나타나는 질환이고, 심장의 판막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피가 역류하는 현상이 자주 나타나고, 폐에 물이 차서 기침을 하는 등…..

뭐 그런 질환이다. 쭈나의 초음파를 직접 확인했는데, 판막이 정말로 제대로 동작하지 않아서 서서히 닫히면서 피가 돌고 있더라. 최근 들어 켁켁 거리는 일이 많아진 것도, 심장 엑스레이 결과 지난 여름에 건강검진 때 보다 심장의 크기가 더 커지고 폐의 색깔도 더 탁해져있었다. 병이 진행중이라는거….

그래서 심장병 약을 먹이기 시작했다. 약을 먹는건 진행을 늦추는거지 병을 낫게 하는건 아니라고 한다. 의사가 수술 얘기를 안하길래, 수술이 안되는건가 싶어서 찾아보니 외국에서만 가능하고 비용은 1500만원, 그리고 소형견한테는 하지도 않는다고 한다. 불가능하니까 안하는거겠지 했는데 정말 불가능한거였다.

재롱이가 떠난건 12살때, 아미는 9살. 그러니 쭈나도 서서히 다가오는걸지 모른다고 이미 쭈나가 기절하기 시작했을 때 이미 생각했었다. 가끔은 현관문을 열었을 때 쭈나가 뛰어나오지 않는 날은 마음이 철렁하기도 하다. 대부분은 자다깨서 귀찮으니 안나오긴 하지만-_-;

그래도 확실한 병명은 알게 됐으니, 내가 끝까지 해줄 수 있는건 다 해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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