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게 – 어느 은둔자의 고백

제목: 무게 – 어느 은둔자의 고백 
작가: 리즈 무어
기간: 2015.10.15~2015.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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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은 무게가 물리적 무게만 의미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오히려 삶의 무게를 얘기하는게 맞을 듯하다.

읽으면서 한편으로 답답하고 한편으로 먹먹하고 그랬다. 어린 아서의 엄마는 아이에게 도대체 무슨 짓을 한건가. 또 한편으로 다른 아서에게도.

이와중에 뚱뚱한 아서의 삶이 부러운건 회사가 다니기 싫어서겠지;;

뚱뚱한 아서와 어린 아서. 둘의 만남 이후가 궁금해진다.

p.168

“마음이 내가 원치 않는 곳을 향해 간다. 상상하고 싶지 않은 장면으로 마음이 달려가게 두면 안 된다는, 미신 비슷한 믿음을 나는 갖고 있다. 어릴 적에도 가끔 그랬다. 초등학교 때, 엄마가 죽는 장면을 상상하고는 그 생각을 떨어내 버리려고 나를 꼬집었다. 이런 일이 늘 반복되었다. 체육 시간에 교장 선생님이 나를 교장실로 불러 그 소식을 전해주는 상상을 했다. 나는 처음에는 침착하게 행동하려고 하다가 결국 학교를 뛰쳐나온다. 이런 상상이 공상과 뒤섞였다. 그런 상상 속에는 쾌감도 얼마간 있었다. 나 자신을 불쌍하게 여기는 쾌감. 불행이라는 협곡 위에 계속 매달려 있다가 깨끗하게 그 속으로 들어가는 쾌감. 그러다 날 꼬집으며 혼잣말을 했다. 그만해. 지금 또 나 자신에게 이 말을 한다.
– 일주일”

・・・

p.305 ~ p.306

“”아버지는 꽤 유명한 사람이에요.” 내가 말했다.
“아버지와 말을 안 해요?”
“그래요.”
“당신 탓이 아닐 거예요.” 욜란다가 부모들이란, 하고 말하는 듯 눈을 굴렸는데, 다른 때라면 그런 행동이 매력적으로 보였을 것이다.
“이제 아버지도 노인이에요.”
“나이가 몇인데요?”
“아마, 여든 넷일 거예요.”
“그렇군요. 어디 사시는데요?”
“런던에 살 거예요. 마지막 보낸 편지에서 그렇다고 했거든요.”
욜란다가 생각에 잠긴 표정으로 작게 흠 하는 소리를 내더니 의자에 등을 기댔다.
“어머니는 어떻게 지내시는데요?” 한참 있다 욜란다가 물었다.
더 견디기가 힘들었다. 고독의 달콤함이 새삼 그리웠고, 왜 내가 오래전에 그런 삶을 선택했는지 확실히 알 것 같았다.
“이제 그만 잘 시간이에요.” 내가 말했다.
“당신은 나빠요.”
“뭐라고요?”
“당신은 나쁘다고요.” 그녀가 다시 한번 말했다. 무슨 말인지 알아 들었다.
두 손에 쥘 것이 있었으면 했다. 쥐고 있으면 따뜻해지고 마실 수 있는 것이 있었으면 했다. 차가 든 잔. 크림과 설탕이 든 차. 그런게 있다면 좀 나을 텐데.
욜란다가 내 안의 뭔가를 열었다. 나는 피를 흘리고 있었다.
– 또 한 사람의 아서”

・・・

p.350

“그래, 나는 끊임없이 사람들의 도움을 받는다. 마음이 열린다는 느낌이 들면서, 동시에 내가 죽어가고 있다는 느낌도 든다.
– 또 한 사람의 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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