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률 – The Concert

올해 여름, 률이 갑자기 라이브 앨범을 발매했다. 예고가 전혀 없었던 터라 진짜 깜짝 놀랐었다. 앨범은 투어를 했던 2012년 감사/2014년 동행 공연의 라이브. 예상치 못한 앨범이어서 기쁘게 들었다.

그리고 별 생각없이 기사를 클릭하다가 발견한 10월 공연 소식!!!!

뭐라고!!! 새 앨범도 없는데 공연을!!!!!! 게다가 체조 경기장!!!!!!!!

그래서 주변 지인 총 동원 & 광클 끝에 예매했다. 금토일 3일 공연 중, 토요일과 일요일 플로어석 좌석으로. (나는야 승리자-_-v)

나중에 공연 첫날이었던 금요일이 휴일이란걸 알고 금요일도 예매할까 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공연을 본 뒤 금요일도 예매할껄!!!하고 후회했지. -_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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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자리는 플로어석 뒤쪽이었는데, 무대를 전체적으로 볼 수 있어서 괜찮았다. 무대에 돈을 얼마나 쏟아부은건가. 시작부터 여러가지 엄청난 효과에 감탄 감탄 감탄.

시작은 대형 무대 답게 <더 콘서트> 토요일에는 불꺼지는 타이밍이 잘 맞지 않아서 아쉬웠다. 하지만 막공 때는 딱 맞게 불이 꺼져서 혼자서 흐뭇해했다.

그리고 <다시 떠나보내다>와 <귀향>, <고독항 항해>가 이어져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이 세곡은 다른 공연에서는 마지막 곡이거나 앵콜곡에서나 나오는 대형곡들인데 아니 시작부터 이렇게 감정적으로 몰아치는 곡들로 시작하니 처음부터 먹먹해짐. 거기다 무대는 왜 이렇게 화려해?

곡이 끝나고 멘트할 때 공연을 본 지인들이 걱정한다고 한다. 남는게 있냐고. 게다가 이번 공연이 나한테도 뜬금없이 느껴진 만큼 주변에서 많은 얘기를 들은 모양이다. 이민가는거냐, 결혼하는거냐 하고. 본인 얘기로는 투어 공연을 하면서 최소 공연장에 맞게 세팅하다보니 대형공연장이 그리워서 다 쏟아부었다고 하는데 정말 원없이 쏟아부었더라.

그리고 달달을 담당하는 <사랑한다는 말>,<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그리고 편곡 된 <아이처럼> 편곡되면서 반도네온이 나와서 고상지님이 함께 나왔고, 그래서 <배려>까지 함께하셨다. 하아,,,<배려>너무 좋아, 특히 후반부에 연주만 지속될 때 률이 한 팔로 지휘하는 모습 완전 매력적이다. -ㅠ-

그리고 <레퀴엠> 공연에서 처음 불렀다고 했다. 너무 좋아하는 곡이다보니 처음이었나? 하고 갸웃. 뭐, 귀향 앨범이 워낙 명반이어서 뺄 곡이 없긴 하다.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하는데 자기는 잘 모르겠다며 부른 <그게 나야> 1위를 해도 투정이야.

노래가 끝나고 또 들어가길래 어딜가나했더니 적군이 무대 가운데서 튀어나오며 <축배>를 불렀다. 률 공연의 유일한 뛰는 시간 ㅋㅋㅋㅋ 적군도 이 사람들이 리듬에 목말라 있다며 지금 아니면 못 일어난다고 률 디스. 한 때는 률 공연에 적나오고 적공연에 률 나와서 맨날 또 나오냐고 해서 한동안 안나왔더니 어느새 같이 무대에 선 게 카니발 공연 이후 처음이라고 했다. 그러니까 카니발 2집을 내놓으라고!!!

다음 곡을 부르기 전에 이런 저런 얘기를 하는데 률이 얘기하는 동안 적군이 물을 마셨다. 그리고 적군이 얘기를 시작하면서 률이 물을 마시자 사람들이 소리를 질렀다. 그래서 적군 질투. 역시 니가 마셔야 사람들이 소리지르는구나! 하며. 나도 내년에 큰 공연장에서 공연할꺼라고 ㅋㅋㅋㅋㅋ 질투쟁이.

그리고 <거위의 꿈>을 불렀는데, 토요일에는 사람들이 앉아서 앉아서 들었는데 일요일은 막공은 막공인지 모두 서 있어서 계속 서서 들었다. 률이 들어가고 적군이 혼자 남아 한 곡을 더 부르겠다고, 률이 시켰다고 한다, 자기 옷 갈아 입어야 한다고 ㅋㅋㅋㅋㅋㅋ 심지어 첫공때는 얼마나 걸릴지 모르니 멘트도 길게하라고 시켰다고 한다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하늘을 달리다>. 아니 왜? 왜? 왜? 자기 공연보다 훨씬 더 신나게 부르는거지??????? 훨씬 더 뛰어다니는거 같은데???? 한 곡이라 다 쏟아부어서 그런건가? 률이 토이 공연 때 완전 잘 부르는것 처럼?

여튼 적군의 여운이 가라앉지 않았는데, 률이 <취중진담>을 부르며 나왔다. 난 갸웃했던게 투어 때 다음부터 안 부를꺼라고 그렇게 툴툴거리더니 역시 대형 공연장은 어쩔수 없나? 라고 생각했는데. 아니나다를까 곡이 끝나고 자기 안 부른다고 투어때 얘기하고 다녔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하늘을 달리다를 이길 수 있는 곡이 취중진담밖에 없었다고 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납득ㅋㅋㅋㅋㅋㅋ

그리고 곽진언이 나와 률과 <Advice>를 불렀다. 원래 존박이 나올꺼였지만, 존박이 사고를 당해 나올 수 없었다고. 존박이 자기는 나오겠다고 했다지만 자긴 존박 팬들이 무섭다며 고민했는데 마침 뮤직팜의 막내 곽진언이 존박이랑 음도 톤도 비슷해서 다행이었다고 한다. 존박을 률 공연에서 처음봤을 때 처럼 곽진언도 살짝 긴장한 느낌이었다. 존박은 이제 나름 노련해져서 괜찮아졌는데. 아, 근데 내가 왠만하면 옷 지적은 안하는데 토요일도 일요일도 곽진언 옷이 너무 이상해서 거슬렸다. 뮤직팜은 곽진언에게 코디를 안 붙인건가…..

이후는 전람회 타임. 편곡 한 뒤로 완전 꽂힌 <꿈 속에서>, <여행>, <J’s bar 에서>, <새>까지. 아 그러고보니 이번 공연에서 자랑 안했다. 꿈속에서는 대학가요제 대상과 특별상을 탔다고 매번 얘기했었는데, 이제 얘기 안하기로 한건가.

그리고 완전 감탄한 <하늘 높이>와 <고별>  두 곡을 콜라보해서 불렀는데 그냥 감탄만. 처음에 하늘 높이로 곡이 시작할 때는 그냥 아 하늘 높이구나 했는데 후반부에 고별과 곡이 합쳐지는데 울컥 울컥. 두 곡을 콜라보한 이유는 두 곡 모두 죽음에 관한 곡이어서.

특히나 두 곡의 가사가 합쳐지는 부분은 그야말로 전율이 일었다.

난 힘들때면 너의 생각을 하지
우리의 만남에도 생명이 있어. 어느새 조금씩 숨거두려하네.
다신 만날 순 없어도.

그리고 언제나 부르기 힘들어하는 <Replay> 매번 울컥하게 하는 <기억의 습작> 이 이어졌다. 마지막 곡이 기억의 습작이라서 앵콜곡이 한곡은 짐작가능한데 다른 한곡은 뭘할까 궁금했었다.

앵콜곡 첫곡이 <그 노래> 였다. 원래 좋아하는 곡이니까 감탄하고 있는데. 세상에 이 곡이 이번 공연 최고의 하일라이트였다.  지금까지 본 률 공연 중 최고의 장면이 아닐까 싶었다.

노래의 마지막 부분 률이 앞으로 걸어나와 핀 조명을 맞으며 어느 순간 오케스트라 현악 연주도 멈추고 마이크도 내려 놓은채로 육성으로 그 큰 체조 경기장을 쩌렁하게 울리는 상태로 률이 노래를 부르는게 아닌가. 정말 숨이 멎는 기분으로 눈물만 흘리고 있었다. 토요일에 어마어마 하게 놀라서 일요일 공연을 보면서는 그 부분이 다가올 때 혼자 긴장하고 있었다. 일요일에는 안 울줄 알았는데 역시나 눈물이 주륵주륵.

공연 전체의 마지막 곡은 역시나 <동행> 토요일에 그 노래 때문에 넋이 나가있었는데 률이 동행을 반도 못 부르고 눈물로 목이 매여서 마이크만 붙잡고 울었다. 항상 울컥 울컥해도 노래는 언제나 끝까지 부르던 률이 노래를 못 부를 정도로 감정에 벅차있는 걸보니 나도 같이 엉엉 ㅠㅠㅠㅠㅠ 일요일에도 그럴까 걱정했는데 률은 프로. 막공 때는 흔들림없이 끝까지 불렀다. 일요일 공연 중에 어제는 감정 컨트롤에 실패했다고 본인도 얘기하더라.

막공날은 막공날인지라, 사람들이 못나가고 한참동안 서서 률 이름만 부르고 있었다.

본인이 너무 열심히 달려서 한동안 쉬겠다고 공언해버렸으니 이제 언제 앨범이 나올지 언제 다시 공연을 할지 모르겠다. 그냥 난 소박하게 이번 공연 DVD만 내주면 좋겠다. 아니면 그 노래 뮤직비디오라도….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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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더 콘서트
2. 다시 떠나보내다 & 귀향
3. 고독한 항해
4. 사랑한다는 말 &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5. 아이처럼
6. 배려
7. 레퀴엠
8. 그게 나야
9. 축배(feat. 이적)
10. 거위의 꿈(feat. 이적)
11. 하늘을 달리다(performer 이적)
12. 취중진담
13. Advice(feat. 곽진언)
14. 꿈 속에서
15. 여행 & J’s bar에서
16. 새
17. 하늘높이 & 고별
18. Replay
19. 기억의 습작

*앵콜*
20. 그 노래
21.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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