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도 초연 이후에 공연을 할 때마다 보고 있는 뮤지컬 ‘바람의 나라’ 이번에는 두번 봤다. 첫공과 막공.
그리고 첫공때는 카페 사람들을 카톡으로 불러모아 오래간만에 모여서 봤다.
공연 전에 걱정했던 건 무휼이 과연 물구나무 서기를 할 수 있느냐; 첫공때는 불안 불안했는데, 막공때는 그래도 잘 됐다. 못 올라갈까 조마 조마 했는데 그래도 다리는 언제나 쭉 뻗어주심.
두번째 걱정은 호동의 아이돌 캐스팅. 지오라는 이름만 들어본 아이돌 때문에 예매도 불안, 공연도 걱정이었는데. 예매는 생각보다 수월했고, 공연도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호동이는 역시 조정석 뿐이지만, 그 이후의 호동들이 너무 별루여서, 그리고 기대감이 별로 없었기 때문인지 최악은 아니었던 것 같다. 오히려 조정석 이후의 호동이들보다 차라리 낫구나 느낄 정도.
해명태자 두 분은 아쉬웠다. 압도하는 느낌이 적었다. 대사도 잘 안들리고. 해명이 버팀이 안되니 무휼에게도 힘이 안 들어가 보이고. 지금까지 중에 가장 아쉬운 해명이 아니었나 싶다. 그리고 두 해명태자와 두 괴유는 왜 합이 안맞나요. 첫공 해명&괴유와 막공 해명&괴유 둘 다 합이 안 맞아서-_-;;; 해명태자 죽는 씬이 바뀌었는데, 난 창 꽂히는 그 장면이 인상적인데 그냥 피가 흩뿌려지는 장면으로 대체 됐다.
무대장치 때문에 매번 불안한 가희는 이번에도 높이 올라가 있었다. 좀 단단히 고정한 듯해서 안정감이 느껴졌으나, 존재감이 약하다.
배극 삼인방 장면도 약간 바뀌었는데, 바뀌기 전이 더 나았던 것 같다. 세류랑 마로가 빗자루질 하는거 재밌었는데.
전쟁씬도 변화가 있었다. 무엇보다도 무휼이 직접 나선다. 예전 전쟁씬에선 무휼이 칼만 한번 휘둘렀는데 이번 전쟁씬에선 좀 더 적극적으로 전투에 참여한다. 덕분에 내가 4대1 다구리씬(무휼, 괴유, 세류, 마로 vs 대소)이 더 다이나믹해졌다. 그런데 괴유가 너무 약해;
청룡이 날고 백호가 뛰어다니는 씬이 바뀌었다. 청룡이 이제 날지 않다니,,,ㅠㅠ 백호는 나오지도 않고, 사신의 존재감이 약해졌어.
그리고 병아리. 공연 시작 전에 프로그램 북을 보다가 병아리 캐스팅이 여자 혼자여서 엥!!!! 했는데, 정말로 여자 병아리만 나왔다. 덕분에 화려한 제비돌기는 사라짐. 공중에서 날라다니기는 하지만.
첫공때 음향이 너무 안 좋고, 배우들도 불안 불안해서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래도 막공때는 나아져서 그나마 다행이긴 했다. 하지만 본공연이 리허설도 아닌데 이러면 안되지 않겠습니까;;배우님들…관계자님들.
참, 이번 공연때 옆에 화면에 영어 자막이 나왔다. 외국인들도 많이 보는건가? 했는데 첫공때 내 옆에 외국인들이 앉았다. 나는 이전에도 공연을 볼 때마다 원작을 모르는 사람들이 보기 어려우면 어쩌지!!! 하고 걱정했는데, 자막이 나오고 진짜 외국인이 옆에 앉아있으니, 이 내용을 외국인들이 이해할 수 있는건가!!!!!! 하고 걱정했다. 그리고 이해에 관해서만 걱정했는데, 자막으로 보니, 대사가 많아!!! 자막으로 보기에 대사가 많고 길어!!! 하고 걱정했는데, 그 외국인들이 1막 공연 끝나고 안 들어옴 ㅠㅠ 역시 무리였나 ㅠㅠ
첫공 때, 공연전에 선생님을 뵈었는데, 넣을까 말까 하다 넣은게 있다고 하셔서 그게 뭘까 하고 봤는데. 공연 막바지 호동이 죽은 뒤, 이지가 절규하며 외쳤다.
“호동아!!!!!!!!!!!!!!!!!!!!!”
공연이 끝나고 우리가 외쳤다.
“니가 왜!!!!!!!!!!!!!!!!!!!!!!!!!!!!!!”
충격과 공포의 이지의 ‘호동아’ 때문에 우리는 혼란의 도가니. 누가 보면 둘이 좋아했는 줄 알겠네. 도대체 왜 이지가!!!!!!!!!!!!를 외쳤는데. 다행이 막공에서는 사라졌다. 충격과 공포였음.
뮤지컬도 좋지만, 이제 난 낙랑전도 보고 싶다; 책은 언제나 나올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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