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싱글맨 | |
작가: 크리스토퍼 이셔우드/조동섭 | |
기간: 2014.4.14~2014.4.16 | |
[usr 2] |
한 남자가 눈을 뜨면서 눈을 감는 하룻동안의 이야기. 눈을 뜨자마자 떠오르는 모든 생각과 감각을 붙잡아 적은 것 같다. 영화도 있다는데 영화도 보고 싶다.
p.96
“20년대와 30년대의 위기 상황에서, 전쟁은 조지에게 질병과 같은 상처를 남겼다. 가장 끔찍한 것은 멸망에 대한 두려움이다. 이제 훨씬 더 끔찍한 두려움이 생겼다. 살아남을지 모른다는 두려움. 살아남아서 파편만 남은 세상에서 살아야 한다는 두려움. 그 세상에서는 스트렁크 씨가 그랜트와 아내와 세 아이들에게 총을 겨누어도 자연스럽겠지. 그랜트는 음식을 충분히 비축하지 않아서 가족이 굶주리고, 그래서 위험해질 수도 있으므로, 그리고 이 시대는 동정을 품을 때가 전혀 아니므로.
-96 page
“
・・・
p.108
“이제 도리스에게 중요한 것은, 이 병실뿐이다. 죽어가는 일에 빠져 있는 바로 이곳뿐. 그러나 이 자리를, 죽음을, 도리스 혼자 차지하려 하지는 않는다.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조지를 비롯해 누구라도 들어올 수 있다. 죽음은 누구나 함께하는 것이므로. 언제건, 몇 살이건, 건강하든 아프든.
– 108 page”
・・・
p.182 ~ p.183
“케니는 한 모금 길게 남은 술을 마저 마신다.
“여쭈고 싶었던 건 경험에 관해서예요. 흔히 그러잖아요. 나이를 먹으면 경험이 늘어난다고. 그래서 좋다는 뜻이잖아요. 선생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정말 경험이 쓸모 있나요?”
“어떤 경험?”
“뭐, 다녀온 곳, 만난 사람. 이미 겪은 상황. 그래서 다시 그 상황에 마주칠 때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아는 것. 그런 것들요. 나이가 들어서 현명해진다고 말할 때, 사람을 현명하게 만들어 줄 그런 것들요.”
“글쎄,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 다른 사람은 모르겠지만, 내 경우에는, 전혀 현명해지지 않았어. 내가 이런저런 일들을 겪은 건 사실이지. 그런 일을 다시 마주하면, 혼잣말을 하겠지. ‘또 나타났군’이라고. 그래도 도움은 안 될걸. 내 견해로는, 내 개인적으로 보자면, 나는 계속 점점 더 철없고 또 철없고 또 철없어져. 그게 사실이야”
“설마요. 정말이세요, 선생님? 젊었을 때보다 철없다고요?”
“훨씬 훨씬 더 철없지.”
“그럼, 경험은 아무 쓸모도 없나요? 경험을 쌓은 뒤나 아무일도 겪지 않았을 때나 마찬가지라는 말씀이세요?”
“아니, 그런 말은 아니야. 내 말은 경험을 이용할 수 없다는 뜻이야. 과거의 경험을 이용하지 않으려 하면, 다시 말해서, 어떤 일에 맞닥뜨렸을 때 그 일을 그때그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그게 오히려 경이로울 수 있지.”
– 182~183 page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