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화차 | |
작가: 미야베 미유키 | |
기간: 2014.3.29~2014.4.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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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한참 전에 봤고, 뒤 늦게 책을 읽기 시작했다. 영화는 김민희의 눈빛이 기억에 남는다.
영화와 비교하자면 이선균 역할의 남자친구가 소설에선 그다지 중요한 역할이 아니다. 이야기는 주로 조성하 역할의 형사가 끌고 나가고 있다. (소설 속 일본 이름들은 외우기 힘들어서;;)
결말도 다르다. 비극적 선택을 하기보다 어떻게든 계속 살아가길 원하는 방식으로.
p.145 ~ p.146
“그것은 운명의 수레였는지도 모른다. 세키네 쇼코는 거기서 내리려 했다.그리고 한 번은 내렸다. 그러나 그녀로 변신한 여자가 그것도 모르고 또 다시 그 수레를 불러들였다.
당신은 지금 어디에 있지? 혼마는 밤의 어둠 저편을 향해 마음속으로 질문을 던졌다. 그녀는 어디에 있을까?
그리고 과연 어떤 사람이었을까? “
・・・
p.381
“”죽어줘, 제발 죽어줘, 아빠. 교코는 그렇게 기도하면서 페이지를 들척였습니다. 자기 부모예요. 그런데 제발 부탁이니 죽어달라고 애원하는 겁니다. 전 더는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교코의 그런 모습이 비정하게 느껴졌어요. 그리고 제 안의 제방이 무너져내렸습니다.””
・・・
p.420
“남들 같은 삶을 살고 싶다. 쫓겨다니는 불안에서 해방되고 싶다. 평범하고 행복한 결혼을 하고 싶다.
원하는 것은 단지 그것뿐이다. 교코는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그리고 자기를 지키려면 스스로의 힘으로 싸우는 수밖에 없다는 사실도 깨달았을 것이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그녀를 지켜주지 못했다. 법도 지켜주지 않았다. 버팀목이 될 거라고, 자신을 보호해줄 거라고 믿었던 구라타 고지도 그 집안의 재력도, 막상 일이 벌어지자 그녀를 헌신짝처럼 내동댕이쳤다. 손가락 사이로 새어나가는 모래 알갱이다. 이 사회에서 그녀의 존재는 그 정도였다.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 이 고난을 극복해내지 못하면 살아남을 길은 없는것이다.
이제 누구에게도 기댈 수 없다. 남자에게 의지해도 결국에는 허무할 뿐이다. 자신의 두 다리로 서서 자신의 두 팔로 싸워나가야 한다. 아무리 비겁한 수단이라도 기꺼이 활용하자—교코는 그렇게 결심한 것이다.”
・・・
p.483
“얼마나 작고 가냘픈 사람인가.
마침내 찾아냈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마침내 끝에 이르렀다.
계단을 내려간 다모쓰가 고즈에와 교코의 자리로 다가갔다. 고즈에는 미리 약속한 대로 현명하게 인내하며 이쪽을, 다모쓰 쪽을 전혀 쳐다보지 않았다. 교코의 귀고리가 반짝거리고, 가냘픈 어깨가 즐거운 듯
흔들렸다.
너무 커서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표식을 막 발견한 것 같은 신선한 경이로움을 느끼며, 혼마는 생각했다.
이쪽에서 뭐라고 묻느냐가 문제가 아니다. 나는 당신을 만나 당신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던 것이다.
지금까지 그 누구도 들어주지 않았던 이야기를. 당신 혼자 짊어져온 이야기를. 이리저리 도망쳐온 세월에. 숨죽여 살아은 세월에. 당신이 남몰래 쌓아온 이야기를.
시간은 층분하다.
신조 교코……
다모쓰가 지금 막 그 어깨에 손을 얹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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